레이블이 한미군사동맹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한미군사동맹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0년 9월 16일 목요일

반전평화 모니터보고서3호 _ 한반도 전쟁을 부르는 한미 군사훈련

 

한반도 전쟁을 부르는 한미 군사훈련


::글_ 2005 파병단식동지회

 

7월 25~28일 동해에서 훈련명 ‘불굴의 의지’ 아래 실시된 한미연합 해상 · 공중훈련에서 전 세계에 대한 미국 군사적 패권의 정점이라 할 미 해군의 전력이 압도적으로 펼쳐졌다. 북한과 중국 코앞에서 일어난 한미연합 군사훈련에서 해상력 장악을 통한 공중전과 지상전의 압도라는 미국의 군사전략은 가감 없이 발휘되었다. 미 해군 6개 함대 중 하나인 제7함대의 주력이 바로 눈앞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상황은 해상 전력을 중심으로 미국이 북한은 물론 중국을 ‘초기 제압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고, 북한과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였다. ‘불굴의 의지’ 훈련에는 7함대의 핵심전력인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 항공모함, 이지스급 구축함, 아시아 최대수송함인 독도함(1만4000t급),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 및 최영함, 1200t급 잠수함, LA급 원자력추진 잠수함(7900t급ㆍ투산) 등 양국 함정(잠수함 포함) 20여척이 참가했다. 또한 세계최강의 F-22전투기(랩터)를 비롯한 F/A-18E/F(슈퍼호넷) 및 F/A-18A/C(호넷) 전폭기,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와 한국군 F-15K, KF-16 전투기, 대잠 초계기(P3-C), 대잠 헬기(링스)를 포함한 200여대의 최신예 항공기가 훈련에 투입됐다. 훈련에 동원된 양국의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병력은 8000여 명에 달했다. 가공할 만한 첨단무기들의 포화 속에 디지털의 속도로 진행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천안함 사건 이후 한미가 대북 강경대응을 약속하고 결연한 동맹의지를 과시하는 주요 무대가 되었다.



천안함 침몰에 전 세계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북한의 어뢰 공격을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단정한 합동조사단의 발표와 전쟁기념관 대국민 특별 담화는 국내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으며 천안함과 관련한 정부와 군의 논리는 계속된 말 바꾸기, 일방적 억지를 통해 의문투성이로 얼룩졌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 또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불러들여 한국에서 활동한 러시아 조사단은 한국 정부에서 제공한 제한된 정보만을 토대로 해도 1번 어뢰와 천안함 침몰의 연관성이 없으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과학 잡지 ‘네이쳐’는 합조단 발표로 인해 원인규명 작업이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에 대한 과학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천안함 발표에 대한 의혹을 소개하는 내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중국은 ‘인민일보’를 통해 소설 ‘나생문’을 언급하며 한미당국의 일방적인 주장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였다. 인민일보가 언급한 ‘나생문’은 한 가지 사건을 놓고 사람들이 자기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내용이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부와 미국이 국제사회를 통해 북한을 응징하겠다며 자신만만하게 천안함 문제를 끌고 들어간 유엔 안보리 역시 한미 양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은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이라는 주장의 하나의 의견으로 언급했을 뿐이며, 이를 부정하는 주장 또한 동일선상에서 소개했다. 이어진 ARF 회의 또한 마찬가지 이었다. 오히려 안보리와 ARF 의장성명은 한반도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였으며, 6자회담 재개를 권고하였다. 이처럼 국제 사회는 천안함 침몰의 진실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며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쟁훈련으로 치닫는 이명박과 오바마의 한미동맹


그러나 이 같은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경조치의 수위를 더욱 높여가는 것으로 대답하고 있다. 6자회담 재개에 조건을 달며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한편 강도 높은 군사훈련으로 전쟁위협 수위를 높이는 데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7월 말 항공모함과 최정예 전투기들이 투입된 동해 한미합동군사훈련 ‘불굴의 의지’, 8월 5일부터 진행된 한국군 단독 서해 대잠훈련, 8월 16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에 이어 9월 초에는 서해상 한미연합 대잠훈련, 10월에는 부산 앞바다에서 PSI 훈련이 예정되어 있는 등 올해 하반기에만 한미연합 군사훈련 일정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다. 단 한 대의 존재로 웬만한 나라의 군사력과 맞먹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는 9월 서해 대잠훈련에서는 빠지지만, 향후 훈련에서는 한반도 인근해역에서 계속 활동할 예정이다. ‘불굴의 의지’ 훈련 당시 4명의 장교를 훈련에 ‘참관’ 시켰던 일본 자위대는 10월 PSI 훈련에 초계기, 호위함 등의 병력을 보내 ‘정식 참가’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서해상에서는 연합호국상륙훈련(10월 28일~11월 5일), 연합 항모강습단 기동훈련(10월 30~31일), 연합 해상 대특수전부대 훈련(11월 1~5일) 등의 한미 연합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올해 내내 쉬지 않고 군사훈련이 벌어지게 된 상황이다.


사상 유례없는 한미 군사훈련의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다. 6월 26일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전쟁 즈음에 천안함 사태 대응 과정에서의 긴밀한 한미 공조를 언급하며 “우리는 한미 동맹의 소중함을 거듭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7월 20~21일 한미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에 참석한 클린턴 외무장관과 게이츠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는 “한미동맹 60년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양국 협력을 다시 약속했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한국과의 밀착된 동맹외교를 펼치며 대북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6월 17일, 2+2 회담 준비를 위해 미리 방한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매우 민감한 시기에 한미동맹이 매우 공고하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면서 천안함 관련 한국의 유엔 안보리 대응조치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은 한국의 대북 강경조치에 지속적으로 양국의 공통된 인식을 강조하면서 한미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에 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6월 25일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한국전쟁을 맞아 “강력하고 지속적인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양국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7월 2+2 회담에서 클린턴, 게이츠 장관은 판문점과 공동경비구역,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북한에 대한 강력한 한미 양국의 동맹의지를 재확인시켰다.


한 마디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대북 군사협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6월 27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2015년 말로 연기하고 미국이 수락한 데에 감사를 표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한미의 전작권 환수연기를 합리적 결정이라 분석하고 2015년까지 한국의 국방역량 확충을 위한 국방비 증액을 통한 국방개혁 프로그램을 주문하면서 특히 양국의 해군 합동전력 강화에 주목했다. 전에 없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동맹관계를 선포한 한미 양국이 수차례 훈련을 통해 강화 발전시키는 합동 전력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인가.



다시 고개 드는 북한 급변사태론과 선제타격 전략


지난 7월 21일, ‘2+2 회담’에서 한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후계체제 문제와 관련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응방안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미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는 “북한의 권력승계 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도발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으며, 김태영 장관 역시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작년 말부터 한미 양국은 언론을 통해 흘리거나 혹은 직접 언급 하는 방식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을 제기하며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을 꾸준히 유포해 왔다. 그리고 급변사태에 대응해야 한다며 군사훈련 계획 또한 세워왔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말 북한의 붕괴 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완성했으며 ‘부흥’이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이 컨틴전시 플랜은 유형별로 북한의 붕괴 시나리오와 이에 따른 대응조치들을 담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 뿐 아니라 미 국방부 역시 한반도 비상사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작년 말부터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미 연합훈련을 하자고 한국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침몰 당시 서해상에서 진행되었던 대규모 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역시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훈련이었다. 당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 내 불안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 제거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노무현 정부 때까지 개념계획에 머물러 있던 작전계획 5029를 지난해 말 완성하였는데, 작계 5029는 북한 급변사태(북한 정권교체, 정변에 의한 내전상황,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한국인 인질사태, 대량살상무기 유출 등)를 상정한 군사계획으로 대북 선제공격과 한미연합군의 북한 점령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천안함 사건 이후 구성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에서는 우리의 대북 군사전략을 이른바 ‘능동적 억제’로 바꿀 것을 제시했다고 한다. ‘능동적 억제’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나 전쟁 징후가 포착되면 북의 핵과 미사일 기지, 전쟁 지휘부 시설, 핵심전력 등을 사전에 공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선제타격 전략이다. 점검회의 관계자는 능동적 억제에 대해 “선제타격 개념이 정착되면 북한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파산에 이를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와 유사한 상황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다. 94년 북미 핵위기 당시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치닫는 원인을 제공했던 것이 당시 미국 주요 관료들이 굳게 믿고 있던 이른바 ‘북한붕괴론’이었다. 당시 클린턴 정부는 북한이 곧 붕괴한다는 잘못된 판단에 근거해 강력한 대북압박 정책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고, 실제 북한을 폭격하는 계획(작전계획 5026)까지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기 직전 단계까지 갔었다. 이후 북미간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지만 그동안 한반도의 민중들을 전쟁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또다시 소위 급변사태론을 기반으로 군사계획들이 수립되고 선제타격 전략에 따른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천안함 사건을 동북아의 9.11로 만들 셈인가


천안함 사건 이후 한반도 전쟁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민중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누구나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했으나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은 전쟁 불사를 외치는 수구세력들과 이명박 정부의 천안함 대응에 대한 반대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반도에서의 또다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동북아의 각국 또한 전쟁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에 불안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군사훈련의 직접적 대상인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과 러시아 역시 한미가 한반도에서 벌이고 있는 비이성적 군사훈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험천만한 군사훈련을 쉬지 않고 벌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천안함 사건을 구실로 한반도에서 실제로 전쟁을 벌여보겠다는 것인가?


미국은 전 세계를 무대로 수많은 침략전쟁을 벌여온 나라이다. 그들의 패권과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명분이 없으면 조작해서라도 전쟁을 일으켜 온 것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미국은 9.11 테러를 구실로 아프간을 침공하였고,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그들이 내세운 전쟁의 명분이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바로 2000년대에 벌어진 일들이며 아직도 이 전쟁들은 끝나지 않고 아프간과 이라크 민중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미 빠질 대로 빠진 패전의 수렁에서 헤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동북아에서 또 다른 전쟁위기를 조장하는 미국의 군사전략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한국전쟁 60주년인 오늘, 한반도에서 다시금 전쟁의 위협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한반도의 평화를 대신 지켜주지는 못한다. 우리의 평화는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 한다.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 반전평화연대가 앞장서자.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Google+

2009년 6월 30일 화요일

[반전평화연대(준) 기획연재④] 한미 군사동맹과 군비증강 ─ 한미동맹은 '전쟁동맹'이다

윤영상(진보신당 미래상상연구소 부소장)

반전평화연대(준)은 강대국의 패권 전쟁을 위한 전쟁과 점령 반대, 한국 정부(이명박 정부)의 전쟁·점령 지원 반대, 한반도 평화를 3대 핵심 의제로 삼아 42개 단체가 새롭게 꾸린 반전 연대체입니다. 반전평화에 동의하는 제 단체와 개인들의 광범한 ‘연대’를 통해 대중적 반전 운동을 벌여나가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6월 15∼18일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한미정상회담 전날인 6월 15일 침략적 한미전쟁동맹을 강화하는 정상회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앞으로 4회에 걸쳐 한미정상회담이 침략적 전쟁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에 주목해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들과 동맹 강화가 낳을 문제점들을 짚어보는 연재 기고를 기획했습니다. 연재 기고의 제목은 '한미정상회담 = 한미전쟁회담'입니다.

△ 연재 계획 1회:오바마의 ‘아프팍’ 전쟁과 한국군 재파병/2회: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3회:대북제재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4회:한미 군사 동맹과 군비증강

6월 16일 이명박과 오바마의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포괄적 동맹이니, 글로벌 동맹이니 하는 요란스러운 수식어들을 달고 한미동맹 공동비전이 선언되었다. 주한미군의 ‘글로벌 이동’이 가능해지고, 한국군의 ‘글로벌 작전참여’가 정당화되었다. 이제 한국군은 ‘포괄적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미국의 세계전략을 관철시키는 하위파트너임을 명실상부하게 자임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군의 해외파병은 일상사가 될 것이고, 해외에서 전사한 젊은 병사들의 시신이 영종도를 통해 들어오는 일이 또 일상사가 될 것이며, 한국인은 주요 분쟁지역에서 테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동맹’에의 집착은 곧 ‘적대’에의 집착이다. 그것은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과시하는 낡은 전략일 뿐이다. 그런데 이명박과 오바마는 그것을 다시 천명하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남북관계이고, 북미관계이다.

한미정상은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미사일개발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용납할 수 없다”, “제재는 정당하며, 적극 참여하겠다”,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겠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한다면 적극 지원하고 대화하게겠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어떻게 북한과 대화할 것인지는 관심 밖이었다. 이제까지 가장 중요한 대화창구였던 6자회담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6자회담의 미래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단지 북한이 굴복할 수밖에 없는 ‘제재’, ‘압박’만이 주관심사였다. 북한과 충돌시 ‘핵우산’을 제공하겠다고 다시금 언급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겠다는 발언이다. 핵전쟁이 일어나도 걱정 없다는 투로 들린다.

실제로 지금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언제 어디서 충돌이 발생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건 남의 집 일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땅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이미 미국은 하와이 기지에 고고도요격미사일(THAAD)를 배치하고, 엠디레이더(엑스밴드레이더)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발사가 이루어지면 즉각 요격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오키나와 기지와 평택미군기지의 엠디시스템(조기경보레이더, PAC-3)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동해에는 미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이 배치되어 있다. 남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동해와 서해를 넘나들면서 북한을 감시하고 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는 고속정 편대와 초계함이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역시 동해, 서해, 강원도의 미사일기지에서 발사훈련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에서는 해안포 기동훈련도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유도탄정과 경비정들의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 충돌에 대해 모두가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누군가가 센서를 건드리기만 하면 바로 충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그 최대의 피해자는 한반도의 민중들, 남한과 북한의 민중들이다. 그런데 아무도 그런 충돌을 막기 위한 즉각적이고 실효성있는 대화나 협상을 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오바마정부, 이명박정부, 김정일정부 모두가 그렇다. 바로 그것이 현실이고 문제다.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지금 당장 충돌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노력도 만들어 내지 않고, 사실상 충돌불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그런가? 그들은 한반도 민중들의 삶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이 더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북한을 압박하고, 또 이용하려고 한다. 북한의 강경책이 ‘관심끌기용’이 아니라 2012년 강성대국 건설, 핵보유국입지 다지기가 목표라면 더더욱 훌륭한 활용대상이 될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확장억지’ 즉 ‘핵우산’정책과 한미동맹 공동비전은 단지 “미국핵이 있으니까 니들은 걱정하지 마라”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북한핵을 이용해 미국의 핵우산정책을 다시금 확인, 강조하는 것이며, 나아가 ‘현실의 위험’을 빙자해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는 ‘실천적 합의’인 것이다.

실제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빌미로 한미, 한미일간의 대규모 군비증강프로젝트가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되고 있고, 그것을 한반도만이 아닌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도 실효성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만들려 해왔기 때문이다. 그 뿌리는 이미 미국의 부시정부 때 완성되었고, 오바마정부는 어쨌거나 그것을 계승하고 있을 뿐이다.(그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사실상 2008년 이명박-부시정상회담의 결과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방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부터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만이 아니라 엠디체제(미사일방어체제)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잡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미 2008년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조기경보레이더(엠디레이더)를 구매, 2009년까지 배치키로 한 바 있다. 20012년까지 대당 가격이 약5500억 원인 E-737 조기경보통제기 4대가 도입될 예정으로 있다. 2012년까지 척당 가격이 1조원인 이지스함을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3척 도입할 예정이고, 2008년 3척을 추가도입할 계획을 수립한 바 있기도 하다. 그 외 SM-6미사일, PAC-3도입계획 등 엠디체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신무기 도입계획이 즐비하다. 한국은 이미 세계 3위의 무기수입국이며, 향후 10년동안 100조원에 가까운 군비증강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괌과 하와이에 있는 미군기지들 역시 대규모로 확충 정비될 계획이며, 일본 자위대는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승격시키면서 거의 전분야에서 대규모 방위력개선사업을 이미 진행중이다.

당연히 이러한 한미, 한미일간의 군비증강움직임은 미국의 세계전략 속에서 굳건히 자리매김 해왔고, 그 결과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과 군비증강 맞대응으로 이어졌다.

중국 역시 대형구축함건조 및 항공모함 건조에 착수했으며, J-10신형전투기 개발을 완료하고, J-13, J-14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미국의 엠디체제에 대응하고, 경제위기 상황으로 그 동안 방치상태나 다름 없었던 국방분야 혁신사업을 대규모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와 동북아를 중심으로 유례없는 군비대경쟁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그 귀결이 새로운 냉전체제의 형성이냐, 아니면 새로운 세력균형점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귀결되느냐, 아니면 이를 뛰어 넘는 세계적 차원의 핵군축, 군비통제시스템의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군비경쟁의 한가운데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개발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거대한 체스판에서 군비경쟁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로부터 시작되고, 누가 주도하고 있느냐의 문제와는 별도로 뒤엉킨 현실의 한가운데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관된 평화주의자라면 미국, 중국, 러시아의 핵무기, 대량살상무기만이 아니라 그 어떤 나라의 핵무기, 대량살상무기개발에도 동의할 수 없고, 동의해서도 안된다. 그리고 그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군비경쟁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것은 당연히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미사일발사에 대한 반대를 포함한다.

우리는 세계적 차원의 핵군축, 군비감축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연히 한반도에서는 핵문제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군비증강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서 핵군축, 대량살상무기 감축, 신무기도입억제, 재래식 무기 군축까지 이끌어 내야하며, 대규모 국방비, 신무기 도입비용이 민중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한만 하더라도 향후 10년간 방위력개선사업 비용이 100조가 넘는다. 그 비용을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남북민중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에서 사용한다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은 임박한 군사적 충돌과 확전의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다. 남북미 모두 추가적인 상황악화조치를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돌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황악화의 직접적 당사자인 미국이 북한과 즉각적으로 실효성있는 대화에 돌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운동기간 중 강조해 마지 않았던 북미직접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시점이 아닌가?

한국의 평화운동가들이 지금 움직여야 한다. 북한이 잘했냐, 못했냐, 미국이 문제냐 아니냐는 논쟁이 아니라 실제 사태를 반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평화단체들과 함께 미국정부를 압박하자. 북한과 이명박정부에게 한국 평화운동가들의 열망을 보여주자. 시청앞 광장을 국민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평화의 촛불로 가득 채우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그것이다.


※ 이 글은 '민중의소리'와 '참세상'에서 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