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일 목요일

모니터보고서2호_증파결정은 아프간에 대한 전쟁범죄이다

 

증파 결정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쟁범죄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2월 아프가니스탄에 3만 명의 병력을 증파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일부는 이미 마르자 대공세에 투입되어 많은 민간인 피해를 발생시켰다. 오바마의 증파 결정은 전쟁과 점령의 종식을 원하는 전세계 민중뿐만 아니라 점령의 당사자인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한 채 이루어졌다. 미군 증파와 그에 따른 대대적인 공세에 대한 아프가니스탄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전하기 위해 말라라이 조야가 오바마의 증파 결정을 앞두고 영국 언론 <가디언>에 기고한 글을 번역했다. 말라라이 조야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왔으며, 점령 이후 선출된 여성 국회의원 중 한 명이었다. 현재는 전 세계에 아프가니스탄 점령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통해 점령과 부패에 맞서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우고 있다. –편집자

 

 

수개월의 기다림 끝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래 기다려온 발표이지만 놀라운 내용을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분명히 오바마는 대규모 증파를 발표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실수보다 더 나쁜 일을 저지르게 되는 거다. 내 나라 아프가니스탄의 고통 받는 민중에 대한 전쟁범죄의 지속 말이다.

 

 

미국과 나토는 군벌과 마약상들에게 정부의 권력을 내주면서 우리를 뜨거운 기름 팬에서 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이제 오바마는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3만명의 병력을 증파한다는 결정은 비참한 상황을 가져올 것이다.

 

이미 올 한해 동안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점령군의 증가가 가져온 효과를 목격했다. 더 많은 폭력이 발생하고 더 많은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민중들, 오직 전쟁과 근본주의의 지배 속에서만 살아온 가난한 이들은 이제 두 개의 적에게 억압을 당하고 있다. 한 편에서는 미국과 나토 점령군이, 다른 한편에서는 군벌과 탈리반이 그들을 억누르고 있다.

 

우리는 하나의 적이 철수하기를 원하지만, 이 것은 두 악마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 대안은 민주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과 지식인들이다. 그들이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희망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약간의 평화만이라도 누릴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내부의 적과 더 잘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우리의 운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다. 우리는 뒤쳐지는 사람들이 아니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능력이 있다. 이러한 가치들을 쟁취할 단 한가지 방법은 우리 스스로 투쟁하고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다.

 

8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직 마약상들과 군벌들만이 지금의 부패하고 위법적인 카르자이 정부하에서 이득을 얻었다. 개혁에 대한 카르자이의 약속은 비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카르자이가 내세운 부통령 파힘은 악명높은 군벌출신으로, <휴먼라이츠워치>의 브래드 아담스는 그를 “수많은 아프가니스탄인의 피를 손에 묻힌 가장 악명 높은 군벌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카르자이 정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패한 정부이다. 유엔개발프로그램도 아프가니스탄이 인간 성장 개발 순위에서 182개국 중 181번째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더 이상 서구가 가하는 이런 식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은 이유다.

 

전세계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오랫동안 점령하고, 또 파키스탄에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고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지도자에게 도대체 무슨 “평화”상을 수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미국에 다녀오면서 나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기 위해 활동하는 많은 군인 가족들과 퇴역 군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지금의 상황이 “나쁜 전쟁”과 “좋은 전쟁”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전쟁은 전쟁일 뿐 좋고 나쁜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전쟁에 반대하는 참전군인(Iraq Veterans Against War)>의 회원들은 워싱턴 DC에서 국회의원들을 만나러 가는데 동행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함께 이 전쟁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나토가 치르고 있는 끔찍한 생명의 대가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불행히도 아주 소수의 의원만이 평화를 향한 우리의 투쟁에 지지를 표현했다.

 

미국 정부가 대답을 회피하는 대신, 미국인들이 그들의 지지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여론조사의 결과도 미국인들이 증파가 아닌 평화를 원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많은 이들이 오바마 정부가 부시와 그의 행정부에게 전쟁범죄의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내가 연설을 하면서 만약 오바마가 정말로 평화를 원한다면 제일 먼저 부시를 처벌하고 그를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해야 한다고 말할 때마다 모든 이들이 큰 호응을 보냈다.

 

불행히도 영국 정부는 부끄러운 줄 모르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의 영국인들이 전쟁에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고든 브라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 군대를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 영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기초 서비스의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더 많은 세금이 전쟁으로 낭비된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었던 군인 조 글렌톤이 부대 복귀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그를 구속함으로써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탄압하고 있다. 지난 여름 런던을 방문했을 때 나는 글렌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우리는 함께 전쟁에 반대하는 연설을 했었다.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거대한 부정의의 시대에는 전쟁범죄에 참여하는 것보다 감옥에 가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어려운 선택 앞에서 글렌톤은 용기있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오바마와 브라운은 부시 행정부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오바마는 희망과 변화 대신 외교 정책에서 부시와 같은 길 그 이상을 걷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희망을 가진다. 예전에 역사 선생님이 가르쳐주었듯이 아프가니스탄의 민중들은 절대 점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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