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일 금요일

[오마이뉴스 연재 기고 3탄]휴전했다는데 '내전' 계속되는 이상한 나라

아래 글은 반전평화연대(준)가 오마이뉴스에 연재 기고한 기사입니다. 많은 참고 바랍니다. 노동자연대 김종환 기자가 작성해 주셨습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09859&CMPT_CD=SEARCH 2월 중순,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휴전에 합의했다는 뉴스가 속보로 전해졌다. 그러나 휴전이 공식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가 무섭게 <알 자지라>에는 '과연 이번 휴전이 정치적 전환을 이끌 수 있을까?'(Will the ceasefire lead to a political transition?)라고 묻고는 '가능성이 낮다'(Unlikely)고 답하는 기사가 실렸다. 아니나 다를까, '휴전' 선언 후 첫 일주일이 경과한 뒤에도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주간 사망자가 135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 Syria ceasefire: '135 killed' in first week of truce) 비교적 최근인 4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내전 발발 전까지 시리아 최대 도시)에서는 정부군이 다시금 공세에 나서면서 3백 명이 사망했다. (관련 기사 : Solidarity with Aleppo and popular democratic resistance in Syria) 전쟁을 멈추지 못한 '휴전'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휴전'은 시리아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은 '휴전'의 아주 기본적인 내용만 보더라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는 앞다퉈 시리아에 개입하면서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 이하 아이시스)'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정작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휴전' 대상에는 아이시스와, 반정부군 가운데 세력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누스라 전선'이 제외됐다. 다시 말해, 미국이든 러시아든 시리아 정부든, 미국과 끈이 닿지 않은 반정부군이나 아이시스를 상대로는 교전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시리아 현지의 수많은 무장세력들의 한계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시리아에서 펜타곤이 무장시킨 세력을 CIA가 무장시킨 또 다른 세력이 공격했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관련 기사 :In Syria, militias armed by the Pentagon fight those armed by the CIA) 오랜 내전 속에 수많은 무장세력이 서로 연계를 맺기도 하고 또 반목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활 쏜 뒤 과녁 그리는 격으로 누군가를 제거한 뒤에 '내가 죽인 사람은 아이시스 대원이자 테러리스트'라고 거짓말해도 반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휴전'에 합의했다는데도 시리아에서는 교전이 끊이질 않았던 것이다. 그럼 왜 '휴전'이라고 보도가 된 것일까? 그전까지 미국과 러시아는 아이시스보다는 서로 상대방의 개입을 견제하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특히 러시아는 시리아에 걸린 이해관계가 미국보다 더 크고, 중동 일반에서 미국의 개입력이 주춤하는 사이에 자신의 위신을 높이려고 반정부군을 몽땅 '아이시스 추종세력'이라고 주장하며 맹공격을 하고 있었다. 2월 중순에 합의한 것은 미국이 후원하는 비(非)이슬람 반정부군(전체 반정부군 가운데 소수)과 러시아가 후원하는 정부군 사이의 휴전이었다. 이런 반쪽도 못되는 '휴전'은 시리아를 바라보는 강대국들의 관점을 잘 보여 준다. '당장 내가 온전히 먹지도 못하지만 적어도 다른 강대국이 먹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겠다. 그리고 그 이외엔 관심 없다.' 시리아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은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지금의 내전은 2011년 3월 시리아의 세습 독재자 바사르 아사드에게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운동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집트 혁명 등으로 고무된 시리아인들은 온건한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였다. 시리아 정권은 운동을 탄압하고, 미국은 이를 방조했다.(당시 시리아 정권의 폭압에 대한 비난이 커지는데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은 아사드를 '시리아의 개혁 군주'라고 옹호했다. 관련 기사 : Clinton Says U.S. Won't Enter Syria, Sees Progress in Libya) 수개월에 걸친 탄압에도 시리아인들의 저항이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정권을 위협하자, 시리아 정권을 '반미(反美) 동맹'의 일원이라 여기는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이란이 군사적으로 개입했고, 일부 반정부 세력은 다시 이들에 대항한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친미 걸프 왕정들과 연계된 세력에게서 무기와 돈을 받았다. 이런 변질 과정을 거치면서 기층의 혁명적 목소리는 점차 주변으로 밀렸고, 2013년 무렵이 되면 시리아에서는 이런저런 형태로 외세와 결탁한 세력간의 대리전 양상이 더 두드러졌다. 이 글 서두에서 말한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휴전'에 그나마 한 가지 유용성이 있었다면, 바로 시리아인들이 자신들의 혁명을 여전히 잊지 않았다는 것을 보였다는 것이다. 휴전으로 일부 지역에서 교전이 잦아들자 2011년 혁명 당시 번성했던 금요 시위가 수년 만에 다시금 등장했고 사람들은 "혁명은 계속된다", "아사드는 퇴진하고 시리아여 영원하라"는 구호들을 외쳤다. '휴전' 선언 후 첫 금요일인 3월 4일에는 시리아 전역 140곳에서 이런 시위가 벌어졌다. (관련 기사 : How Syrian cease-fire has reignited spark of the revolution) 이런 시위와 운동이 당장 시리아의 전세를 역전하기에는 한참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위와 움직임은 시리아인들이 자신의 혁명을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것은 중요하다. 오늘날 이른바 국제사회에서 논의되는 각종 '시리아 해법'이 하나같이 평범한 시리아인들의 염원은 고려하지 않고 강대국과 주변국 지배자들의 셈법만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지배자들은 시리아인들을 무기력한 피해자로만 보고 시리아인들이 더 이상 민주주의나 사회 정의 따위는 아랑곳 않는다고 주장하며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운다. 5년 남짓한 기간 동안 5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리아인들이 자신들의 혁명을 잊지 않았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가장 엄중한 반증일 것이다. 중동의 정치경제학 시리아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시리아,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가 구현되는 시리아, 독재자가 쫓겨난 시리아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지난 5년간의 시리아 상황이 입증한 것이 하나 있다면 강대국이나 주변국의 개입에 기대서는 그런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설령 그런 개입으로 반혁명적 세력인 아이시스가 무너지더라도 애초에 아이시스가 생겨난 토양은 그대로 남고, '아이시스 재장전'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유일한 대안은 시리아인들의 아래로부터 저항, 2011년에 터져 나온 혁명을 완수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시리아 상황만 본다면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 있다. 개별 시리아인들의 투지가 여전히 뜨겁다는 것과는 별개로 반정부 세력의 힘은 여전히 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러시아군이 직접 개입해야 할 정도로 시리아 정권이 수년에 걸친 내전을 거치며 약해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나 시리아인들은 홀로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추상적인 인류애에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라 시리아 위기는 중동의 더 커다란 위기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연구원(SOAS)의 권위 있는 중동 학자 아담 하니야의 분석은 꽤 유용하다. 하니야는 중동을 거대한 하나의 나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 기사 : A Petrodollar and a Dream)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걸프협력회의(GCC) 가입 6개국(모두 왕정이므로 이하 '걸프 왕정들')이 인근 중동 국가에 깊이 관여하는 거대한 사회구성체로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들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판 돈으로 이들 중동 국가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특히 2000년대 후반 들어 중동에서 신자유주의가 한껏 강화되고, 거기에 2008~2009년 세계경제 위기로 걸프 왕정들과 다른 중동 국가 사이의 불균등 발전은 더욱 커졌고 그에 따라 걸프 왕정들의 영향력도 커졌다. 예컨대, 유럽연합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해외직접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가 바로 걸프 왕정들이고, 여기에 주식 투자와 정부를 상대로 한 차관까지 포함하면 더 커진다. 걸프 왕정들이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 팔레스타인, 시리아 등지에 투자한 금액은 유럽연합의 3배, 미국의 12배가량이다. '아랍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집트의 가장 큰 은행 12개 중 9개는 걸프 왕정들과 연관된 자본이 소유하고 있다. '반미 정권'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시리아 정권도 (물론 반목하면서도) 걸프전 당시 미국 편에 선 대가로 걸프 왕정들에게서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는 등 복잡한 관계를 유지했다. 걸프 왕정들의 영향력은 단지 경제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동에 대한 영향력은 걸프 왕정들이 세계 무대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의 원천이다. 그런 만큼 걸프 왕정들은 아랍 혁명을 탄압하는 데도 가장 앞장섰다. 이집트 혁명이 벌어졌을 때 무슬림형제단의 무르시를 후원한 카타르도, 이후 무르시를 쫓아내고 집권한 현 독재자 엘시시를 후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도 모두 걸프 왕정이다. 시리아 혁명이 터졌을 때 반정부군 사이에서 영향력을 획득하려고 발벗고 나선 것도 사우디아라비아였다. 하물며 걸프 왕정들 가운데 하나인 바레인에서 반정부 시위가 터져 나온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군경을 보내 개입한 것은, 저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미국은, 이처럼 걸프 왕정들이 다른 나라에 깊숙이 관여하는 구조가 자신의 세계 지배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걸프 왕정들을 정치적·군사적 보호한다. 오히려 미국은 중동에 대한 직접 개입을 줄이려 하면서 걸프 왕정들에게는 더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비록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 같은 일부 쟁점에서는 미국이 걸프 왕정들과 마찰을 겪지만, 중동을 지배하는 질서의 큰 틀에서는 확고한 한통속이다. 그래서 하니야는 걸프 왕정들을 '서방의 석유 관리인' 정도로만 여겨서는 안 되고 그들이 범중동 차원에서 지배 세력의 핵심부를 이루고 있음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랍 혁명이 그토록 삽시간에 튀니지·이집트·리비아·바레인 등지로 번진 것은 걸프 왕정들이 큰 틀에서 구축한 중동 질서에 대한 반발이라는 뿌리를 공유하기 때문이었다. 이집트 혁명가 사메 나기브가 "이집트 혁명의 가장 큰 적(arch-enemy of the Egyptian Revolution)은 바로 사우디 왕가"라고 표현한 것도 그 때문이다. (관련 기사 : How new revolutionary protests are resisting the state in Egypt) 변화의 바람은 다시 온다 그러면 중동의 정치경제 구조에 대한 이 모든 분석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시리아인들이 벌이는 투쟁은 이집트·레바논·이라크·예멘 등 인근 나라에서 벌어지는 투쟁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투쟁은 언제나 인근 나라의 투쟁을 고무하지만, 중동의 경우는 구조적으로 더 긴밀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집트, 레바논, 예멘, 이라크에서 다시금 운동이 고개를 드는 조짐이 보이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랍 최대의 인구가 살고 있고, 최대 산업국이고, 가장 큰 규모의 정주(定住) 노동계급이 존재하는 이집트에서는 그 조짐이 확연하다.(반면 걸프 왕정은 노동력의 절반, 심지어 90퍼센트까지도 단기 이주노동력에 의존한다.) 이집트에서는 군부 출신 엘시시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 1천여 명을 백주대낮 거리에서 학살하며 2013년 반혁명 쿠데타로 집권한 직후, 혹독한 공포정치를 펼쳤다. 한 번의 재판으로 수백 명이 한꺼번에 사형선고를 받고, 시위에 단순 참가만 해도 수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시시의 탱크가 아랍 혁명의 상징인 타흐리르 광장 입구를 막고 있는 광경은 상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이집트 상황은 다르다. 광장 점거 시위에 대한 정권의 신경질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1만 명 이상 규모의 시위가 종종 벌어진다. (관련 기사 : Egypt's dictator is under pressure) 이집트 주요 산업인 직물공장은 한국 울산의 현대차 공장만큼이나 거대해서 수만 명이 한곳에서 일하는데, 그곳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벌인다. 버스,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그런다. 이처럼 바뀐 배경에는 세계경제 위기로 걸프 왕정들도 타격을 받기 시작한 상황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재정난 때문에 수십 년 만에 외국에서 돈을 빌려야 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곤궁한 이집트 정권이 버티는 비결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왕정들한테서 막대한 재정적 지원을 받는 것이고 따라서 이집트에도 영향이 크다. 돈이 궁해지면 지배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불거진다. 당장 이집트의 외환보유고가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자 지배자들은 각자 자신의 산업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조달을 위한 외화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쟁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이집트 지배자들 사이에 갈등은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대중매체 등을 통해 공공연하게 드러나면서 기층의 노동자·민중은 이전보다 지배자들이 분열돼 있고 틈이 있다고 여긴다. 이것이 다시금 이집트에서 시위와 파업이 부상한 이유다. 아직 이집트 등지에서 노동자·민중의 운동이 지배자들을 심각하게 위협할 만큼 강력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반격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크게 봤을 때, 아랍 혁명은 2010년 말에 분출해서 2013년 즈음에 크게 후퇴했다. 그러면서 중동의 저항은 한동안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고 2014년 아이시스의 부상은 그것의 표현이었다. 이 모든 시기에 걸쳐 변하지 않은 한 가지는 세계 경제 위기가 여전하다는 것이고, 그 위기는 다시금 아랍인들이 저항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의 시리아 개입에 반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이스라엘은 자신의 세계 패권을 중동에서 관철하기 위한 핵심 동맹들이다. 특히 미국이 중국·인도·유럽 등과 경쟁할 때 중동 석유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무기로 작용한다.(같은 이유로 중국은 중동에 독자적인 발판을 마련하려고 애쓴다.) 앞서 설명한, 걸프 왕정들이 중동에서 영량력이 키운 과정은 미국이 더 큰 틀에서 세계은행·IMF와 같은 기구들을 동원해 중동에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이는 것과 잘 맞물렸다. 따라서 미국은 시리아든 다른 중동에서든 진정한 민주화나 사회 정의에 관심이 없고, 오히려 그런 것을 요구하는 운동이 자신의 동맹을 위태롭게 할 것을 우려한다. 러시아는 구소련 영토 바깥에 위치한 유일한 해군기지이자 자신의 함대가 지중해에서 활약하는 데서 중요한 거점인 타르투스 기지(시리아 서해안에 있다)를 지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5년에 걸친 반란에도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를 비호함으로써, 대체로 미국에 기대 온 다른 중동 지배자들에게 '나는 미국보다 더 믿을 만한 친구'라는 인상을 주려고도 한다. 당연히 러시아도 시리아의 진정한 민주화나 사회 정의에 관심이 없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이나 러시아 등이 아이시스를 격퇴하러 군대를 파병하는 것이든, 평화를 준비한다며 외교적 개입을 하는 것이든, 시리아나 중동 노동자·민중이 저항하는 데서 도움은커녕 방해만 될 뿐이다. 아이시스는 매우 끔찍하고 반혁명적 조직이지만, 그들의 살육과 만행은 미국이나 러시아는 물론, 시리아 정권에 비해서도 훨씬 작다. (시리아에서 5년간 무려 47만 명이 죽었는데 대부분은 시리아 정권이 죽인 것이다.) 시리아인들을 위한다면서 아이시스나 시리아 정권을 대신해 미국 또는/그리고 러시아가 한층 더 개입하도록 하는 것은 더 큰 해악을 가져올 뿐이다. 이라크를 보라. 후세인은 끔찍한 독재자였지만, 미국이 침공해서 만든 이라크 사회는 모든 부문에서 후세인 시절보다 더 끔찍하다. 단적으로 여성의 교육 수준은 더 후퇴했다. 이라크 여성의 초등학교 취학률은 1988년 90%에서 2007년 82%로 감소했다.(관련 자료: Gender equality profiles from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Region (MENA) 등) 미국이 2003년 침공한 이라크가 오늘날 시리아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음을 감안한다면, 또한 2003년 이라크와 달리 오늘날 시리아에는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사우디·터키·이란 등도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개입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열강의 시리아 개입은 더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반전·평화세력은 미국·러시아와 같은 열강과 사우디·터키·이란 등과 같은 지역 강국들의 개입에 모두 반대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에 있는 우리에게도 무관하지 않은 까닭은 이미 박근혜가 '인도적 지원'이라는 미명 아래 이미 2014년부터 미국의 개입을 지원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뒤로도 미국은 계속해서 한국에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 강화라는 명분 아래 미국은 지속적으로 한국이 한반도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미국의 개입에 함께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박근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아이시스,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 미국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약속기도 했다. 더군다나 박근혜를 비롯한 한국 지배자들은 한반도를 넘어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가 되는 것을 영예라고 생각한다. 그들 스스로 세계 무대에서 지정학적 위상을 높이려는 야심이 있기 때문에 굳이 미국의 요청이 아니더라도 파병 등의 '국제 협력'에 참여하려 한다. (최근까지도 박근혜 정부는 더 쉽고 제한 없이 해외파병을 하려고 '국군해외파견법'을 추진하려 한다. 관련 글 : 해외파병 규제완화 법안 즉각 폐기돼야 합니다! ) 반전평화연대(준)에 속한 많은 단체들은 바로 이런 한국 지배자들의 야욕이 세계 도처에서 비극과 참상만을 가져올 것이라 주장하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단지 한국인들에게 무익해서가 아니라, 시리아에서 자신들의 혁명을 잊지 않고 힘들게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 연대하는 핵심적 행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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