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4일 수요일

[동향] 확대되는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확대되는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아프간 전쟁이 10월 7일로 8년째를 맞았다. 현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전쟁으로 연합군과 아프간군이 6천6백여 명 사망했고, 이 중 1천4백여 명이 외국군이다. 민간인 사망자는 집계조차 불가능할 정도이다. 올해 5월 아프간 서부 파라주(州) 지역의 연합군 오폭으로 1백50여 명이 사망한 사건과 9월 4일 쿤두즈 강 인근에서 나토군의 공습으로 1백30여명이 사망한 사건은 점령이 지속될수록 민간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바마에게 아프간 전쟁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아프팍’ 전쟁의 전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단일한 전략으로 삼아 승리를 장담하며 집권 직후 2만 1천 명을 증파했다. 올해 아프간에 주둔하는 외국군(미군과 나토군)의 수는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4만 명의 미군 증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증파로 아프간 점령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소련은 20만 명이 넘는 병사로도 아프간을 점령하지 못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10만 명이 조금 넘는 연합군이 있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 수를 50만 명으로 확대해야 안정적으로 점령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정선거로 얼룩진 이번 아프간 대선은 오바마 정부가 이 전쟁을 지속할 명분과 정당을 무너뜨려 버렸다. 이 때문에 증파를 둘러싸고 행정부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분열이 더 커지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는 아프간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 재검토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기브스는 아프간 전략 재검토에서 미국의 철군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에게는 (아프가니스탄에서)떠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살과 점령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아프간 철군이다.

 

선거 부정에도 미국과 서방 정부는 하미드 카르자이를 지지하다

 

미국 내 언론은 9월 28일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달 실시한 아프가니스탄 대선 결과가 부정투표 논란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재선을 기정사실화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이들은 탈레반 소탕 작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카르자이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지난 대선 개표 결과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54퍼센트 이상을 득표했다고 밝혔다. 유엔이 지원하는 선거 감독기구인 아프가니스탄 선거민원위원회(ECC)는 선거 부정이 발견된 70여 개 투표소의 투표용지를 개표 과정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선거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최근 해임된 피터 갤브레이스 유엔 아프간 대표사무소 부대표는 아프간 대선에서 심각한 부정 선거가 벌어졌다고 고발했다. 그리고 자신의 해임이 선거 부정을 은폐하려는 시도와 무관하지 않다며 유엔을 비난했다. 갤브레이스는 카르자이가 얻은 표 중 30퍼센트 이상이 부정으로 얻은 표이고, 선거 부정을 감시하고 방지해야 할 유엔이 카르자이에 편파적이었다고 고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갤브레이스를 해임하면서 언론과 접촉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유엔이 아프간 대선에서 벌어진 부정선거를 축소ㆍ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선거 부정 의혹이 증폭되자 ECC는 당초 전체 2만 6천3백 개 투표소 가운데 13퍼센트의 투표소인 3천4백98개 투표소 선관위에 재검표를 지시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ECC와 합의에 따라 3백58개 투표함을 무작위로 선정해 표본조사 방식의 재검표를 실시키로 했다. 그런데 선관위가 재검표를 시작했지만 재검표 대상 투표함 가운데 84개가 아직도 카불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다.

 

민간인 피해를 속출할 무인기 프레데터 확대 운영 방안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겠다던 스탤리 맥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최근 병력을 칸다하르와 카불 등 대도시 지역으로 집중하는 대신, 농촌 지역은 무인기인 프레데터에 맡기겠다며 병력을 재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공습에서 오폭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고, 그 동안 오폭으로 발행한 민간인 피해를 지적하며 야만적인 공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 왔다. 프레데터를 이용한 공격 확대는 민간인 사상자를 급증하게 하는 야만적인 정책이 될 것이다.

 

이미 오바마 정부들어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국경 지역에는 무인기를 이용한 공습으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지난 9월 4일 아프가니스탄 북쪽에 위치한 쿤두즈 지역에서 나토군의 공습으로 1백여 명이 사망했고, 그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와 부상자의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 지난 5월 미군의 공습으로 1백5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이후 4개월만의 일이다. 나토는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들이 탈레반 대원들이라고 주장했지만, 목격자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역 주민들이라고 증언하며 갑작스런 공습으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이번 공습은 군수물자인 석유탱크를 이동 중이던 나토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석유탱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났다. 석유탱크를 탈취한 탈레반 대원들은 쿤두즈 강 너머로 석유탱크를 옮기는 데 실패하자 밸브를 열어둔 채 석유탱크를 강가에 버리고 떠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근처 오마르 케일 마을 사람들은 석유를 담을 수 있는 용기를 들고 석유탱크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곧 석유탱크의 위치를 찾아낸 나토는 석유를 받으려고 몰려든 사람들에게 공습을 퍼부었다.

 

아프간 점령군, 대낮 포위공격을 받아 1년 만에 최악의 피해 발생

 

10월 초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대낮에 포위공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3백여 명의 저항군이 3일 아침 동부 누리스탄 지역 파키스탄 접경지대의 미군기지 2곳에 총알과 로켓 추진 수류탄을 쏟아 부으며 공세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미군 8명과 아프간 정부군 4명이 사망해 1년여 만에 최악의 피해를 입었다.

 

이번 전투는 1년 전에 인근 쿠나르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많다. 당시 2백여 명의 아프간 반군이 70여 명이 지키는 작은 미군 기지를 포위 공격해 미군 병사 9명이 사망했다. 저항 세력의 이번 공격은 아프가니스탄 시골 지역을 여전히 미군이 장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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