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지 8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항구적 자유 작전”으로 시작한 아프간 전쟁이 “항구적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승리를 장담하던 전쟁광들은 아프간 전쟁이 제2의 베트남 신드롬을 낳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다시 반전 여론이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형태의 반전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아프간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철군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재검토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난 8년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 줬습니까? 테러를 근절했습니까? 아프간에 민주적인 국가가 수립됐습니까? 아프간의 여성 인권이 개선됐습니까? 테러는 이미 전쟁이 6년째 접어들 무렵부터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한국도 정부가 국민의 뜻을 거슬러 이라크와 아프간에 군대를 파병한 덕분에 테러 대상 국가가 됐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떻습니까? 부정선거로 얼룩진 아프간 대선에서 미국과 서방 정부들은 부패한 카르자이를 지지했습니다. 아프간인들 다수가 모든 외국군의 철수를 원합니다. 도대체 오바마가 말하는 민주주의는 아프간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여성들의 인권은 어떻습니까? <반전평화연대>에 실린 아프간 여성 국회의원인 말라라이 조야의 인터뷰는 전쟁과 점령으로 아프간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파괴됐는지 고발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살과 점령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모든 점령군의 철수입니다.
미국과의 “혈맹”을 과시하던 이명박 정부는 아프간 전쟁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오바마에게 선물을 안겨 주려 합니다. 최근 정부는 오바마 방한(11월 18~19일)을 앞두고 한국군의 아프간 재파병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에 파견돼 있는 지역재건팀(PRT)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파병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아프간인들을 위해 파견했다던 PRT도 공격 대상이라면 아프간인들에게 PRT는 점령군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 아닐까요? 군대를 파병할 것이 아니라 파견된 PRT를 철수해야 합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아프간 전쟁과 이명박 정부가 재파병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해 반전 운동을 벌여 나갈 것입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10월 첫 발행을 시작으로 매달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 동향, 반전 운동 소식 등 반전 글과 반전 운동의 소식을 담은 반전 운동 모니터 보고서 <반전평화연대>를 발행합니다. 이 보고서가 반전 여론을 높이고 반전 운동의 토대를 탄탄하게 하기 위한 값진 소식들을 전달하는 목소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