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일 목요일

모니터보고서2호_외국군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 온 것인가?

 

외국군은 우리를 죽이기 위해 온 것인가?

 

점령을 끝내기 위한 아프간 민중의 절박한 외침 

 

지난 1 6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잘랄라바드에서는 수천 명의 주민들이 점령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살림은 뉴욕 타임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외국군은 우리를 돕고 지켜주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인가, 아니면 우리를 죽이려고 온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바로 몇 시간 전, 살림의 조카는 미군들이 던지는 사탕을 받으러 나갔다가 갑자기 발생한 폭발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 날 폭발로 살림의 조카 외에 다른 어린이 1명과 성인 2, 아프가니스탄 경찰 1명이 사망했고 미군 9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점령군이 있던 자리에서 폭탄이 터져 마을 주민들이 죽고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곧바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정체불명의 폭발이 있은 후 미군이 주민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는 목격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더욱 분노했고, 사람들은 잘랄라바드에서 파키스탄 국경으로 통하는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NATO가 도로에 매설된 폭탄 때문에 발생한 폭발이었다고 발표했지만, 점령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는 없었다. 지방 의원 무프티 사힙도 “미군이 저지른 일이다.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라며 주민들의 손을 잡았다. 새해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점령의 현실은 이렇게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럼에도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은 11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점령군의 병력 증파로 전황의 흐름이 바뀌고 있으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 해군 리처드 밀스 소장도 USA 투데이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헬만드주에서 탈레반 및 반군을 성공적으로 소탕했다면서 해군의 투입이 큰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자화자찬은 증파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시키기 위한 허세일 뿐이지 실제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오바마 정부가 작년 초 2 1천명 증파를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확대하면서 매달 들려온 소식은 점령군의 무차별적인 공격과 치안상황의 악화로 인한 아프가니스탄인 사망자 발생과 매 달 신기록을 갱신하는 점령군 사망자 증가였다. 

 

유엔의 조사에 따르면 2009 1월부터 10월까지 전쟁으로 사망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은 2,038명으로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11월과 12월에도 민간인 사망에 관한 언론 보도가 끊이지 않았으니 작년 한 해 동안 사망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의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고, 또한 UN의 집계에는 정부기관에 보고되지 않았거나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사건은 포함되지 않으므로 실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공식 통계만으로도 2009년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가장 많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해였다. 

 

점령군의 사망자 수도 2009년 한 해 동안 520명으로 2008년 사망자 수 295명에 비해 급격히 증가했다. 그 중 미군 사망자 수는 317, 영국군은 108명으로 2008년과 비교해 2배나 늘어났다. 점령군의 대대적인 증파에도 불구하고 저항공격의 횟수와 세기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점령에 맞선 저항 공격은 더욱 빈번해졌고 저항세력의 영향력은 더 확대되었다. 나토 정보원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34개 주 중 33곳에서 탈레반이 그림자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겉으로는 미국과 카르자이 꼭두각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카불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저항세력을 중심으로 사회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선택한 증파의 결과이다. 파병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3만 명의 미군과 6,800명의 나토군이 속속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할수록 2009년의 전황은 2010년에도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 전쟁의 당사자인 아프가니스탄 민중들이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1 6일뿐만 아니라 1 5일에도, 12 30일에도 카불과 난가하르, 헬만드 등지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점령 시위는 더 이상 점령의 상황을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절박한 외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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