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아덴만의 진실
지난해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아랍에미리트(UAE) 특전사 파병 동의안을 날치기 통과처리하면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도 함께 처리했다. 청해부대는 2009년 3월 13일 파병됐다. 청해부대는 구축함(4500t급) 1척, 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수전요원(UDT) 30여 명을 포함해 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파병 당시 이명박 정부는 아덴만의 해적들로부터 한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청해부대를 파병한다고 밝혔다. 최근 1월 21일 청해부대가 아덴만에서 해적에 억류된 한국인 선원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내세워 파병의 정당성뿐 아니라 파병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소말리아 아덴만의 상황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파병과 군사적 해결책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이 해적을 소탕하겠다고 파병 경쟁을 벌였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유엔은 2008년 6월에 각국이 함대를 보내야 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서방 강대국들이 함대를 파견한 뒤인 2009년에 이 지역 해적 사건은 전 해보다 갑절로 늘었다.
오히려 소말리아 민중의 지지를 받은 이슬람법정연맹이 소말리아를 장악한 2006년에는 해적 행위가 거의 없었다. 이슬람법정연맹이 미국의 통제를 따르지 않자 미국은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략하도록 부추겼고 다시 혼란이 시작됐다. 미국의 개입은 극심한 빈곤을 낳았다. 소말리아의 한 해적은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소말리아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해적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민중들은 끔찍한 기아와 빈곤에 시달려 왔고, 절망적 상황에서 일부 소말리아인들이 ‘납치’와 ‘약탈’을 생계유지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이다.
지정학적 요충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해적 사건의 30~40퍼센트는 말라카 해협과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일어났다. 그때 유엔은 아무 개입을 하지 않았고, 주변국들이 알아서 협조해 대처했다. 그렇다면 아덴만에 대해서는 유엔과 서방 강대국들이 왜 적극적으로 대처했을까?
유엔과 서방 강대국들이 신속하게 개입하기 시작한 소말리아 아덴만은 말라카 해협과 인도네시아 해안과 달리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아덴만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배들이 지나는 곳이고, 아라비아 반도의 석유가 인도양으로 나오는 바닷길목이다. 소말리아는 미국이 알 카에다 본거지라 꼽은 예멘과 아덴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나라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경제ㆍ군사적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미국에게 소말리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인 것이다.
그래서 2006년에 미국에 비협조적인 이슬람법정연맹(UIC)이 소말리아 민중의 지지 속에 내전을 끝내고 불안정과 빈곤을 해결하려 나섰을 때, 미국은 그것을 두고 보지 않았다. 미국의 사주와 지원을 받은 에티오피아 군대가 소말리아를 침략해 수도 모가디슈를 점령했다. 미군은 폭격 등으로 이를 지원했다. 미국이 세운 괴뢰 과도 정부와 각 세력 사이 내전이 다시 시작됐다. 난민 수백만 명을 낳은 지금의 내전과 기아 상태는 순전히 미국의 개입 때문인 것이다.
소말리아 인들이 생계형 해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도 강대국들의 책임이다. 1990년대부터 소말리아의 혼란을 틈타 각국 어선들이 소말리아 영해에서 불법 어업을 하고, 각종 폐기물을 버려 왔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의 어업이 붕괴됐다. 지금 함대를 파견한 어느 나라도 이런 행위를 막으려 한 적이 없다.
도시에서도 바다에서도 생계를 해결할 방법을 빼앗긴 어민들은 바다로 나가 불법 어선들에게 ‘세금’을 받았다. 미국과 친미 강대국들은 이런 사람들을 ‘해적’이라 부르며 (불법 어선이 포함된) 자국 선박을 보호하겠다고 함대를 파견한 것이다.
따라서 파병과 군사적 해결책으로는 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게 될 것이다. 한국군 파병에 드는 돈이 한해에만 2백80억 원이고 미국이 지난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쏟아 부은 돈만 7백억 달러다. 이 돈들은 이 지역의 가난과 기아 해결을 위해 쓰여야 한다. 또한, 소말리아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강대국들이 패권 정책이 중단돼야 한다. 소말리아 민중은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내전을 끝내고 자신들의 삶을 건설해 나간 경험이 있다. 따라서 지금 소말리아에 필요한 것은 미국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민중들 스스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자유다.
지난해 국회에서 한나라당은 아랍에미리트(UAE) 특전사 파병 동의안을 날치기 통과처리하면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도 함께 처리했다. 청해부대는 2009년 3월 13일 파병됐다. 청해부대는 구축함(4500t급) 1척, 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수전요원(UDT) 30여 명을 포함해 300명으로 구성돼 있다.
파병 당시 이명박 정부는 아덴만의 해적들로부터 한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청해부대를 파병한다고 밝혔다. 최근 1월 21일 청해부대가 아덴만에서 해적에 억류된 한국인 선원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내세워 파병의 정당성뿐 아니라 파병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소말리아 아덴만의 상황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파병과 군사적 해결책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이 해적을 소탕하겠다고 파병 경쟁을 벌였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유엔은 2008년 6월에 각국이 함대를 보내야 한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서방 강대국들이 함대를 파견한 뒤인 2009년에 이 지역 해적 사건은 전 해보다 갑절로 늘었다.
오히려 소말리아 민중의 지지를 받은 이슬람법정연맹이 소말리아를 장악한 2006년에는 해적 행위가 거의 없었다. 이슬람법정연맹이 미국의 통제를 따르지 않자 미국은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침략하도록 부추겼고 다시 혼란이 시작됐다. 미국의 개입은 극심한 빈곤을 낳았다. 소말리아의 한 해적은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소말리아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해적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했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 민중들은 끔찍한 기아와 빈곤에 시달려 왔고, 절망적 상황에서 일부 소말리아인들이 ‘납치’와 ‘약탈’을 생계유지 수단으로 삼게 된 것이다.
지정학적 요충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해적 사건의 30~40퍼센트는 말라카 해협과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일어났다. 그때 유엔은 아무 개입을 하지 않았고, 주변국들이 알아서 협조해 대처했다. 그렇다면 아덴만에 대해서는 유엔과 서방 강대국들이 왜 적극적으로 대처했을까?
유엔과 서방 강대국들이 신속하게 개입하기 시작한 소말리아 아덴만은 말라카 해협과 인도네시아 해안과 달리 지정학적으로 중요하다. 아덴만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배들이 지나는 곳이고, 아라비아 반도의 석유가 인도양으로 나오는 바닷길목이다. 소말리아는 미국이 알 카에다 본거지라 꼽은 예멘과 아덴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나라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경제ㆍ군사적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미국에게 소말리아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나라인 것이다.
그래서 2006년에 미국에 비협조적인 이슬람법정연맹(UIC)이 소말리아 민중의 지지 속에 내전을 끝내고 불안정과 빈곤을 해결하려 나섰을 때, 미국은 그것을 두고 보지 않았다. 미국의 사주와 지원을 받은 에티오피아 군대가 소말리아를 침략해 수도 모가디슈를 점령했다. 미군은 폭격 등으로 이를 지원했다. 미국이 세운 괴뢰 과도 정부와 각 세력 사이 내전이 다시 시작됐다. 난민 수백만 명을 낳은 지금의 내전과 기아 상태는 순전히 미국의 개입 때문인 것이다.
소말리아 인들이 생계형 해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도 강대국들의 책임이다. 1990년대부터 소말리아의 혼란을 틈타 각국 어선들이 소말리아 영해에서 불법 어업을 하고, 각종 폐기물을 버려 왔다. 이 때문에 소말리아의 어업이 붕괴됐다. 지금 함대를 파견한 어느 나라도 이런 행위를 막으려 한 적이 없다.
도시에서도 바다에서도 생계를 해결할 방법을 빼앗긴 어민들은 바다로 나가 불법 어선들에게 ‘세금’을 받았다. 미국과 친미 강대국들은 이런 사람들을 ‘해적’이라 부르며 (불법 어선이 포함된) 자국 선박을 보호하겠다고 함대를 파견한 것이다.
따라서 파병과 군사적 해결책으로는 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낳게 될 것이다. 한국군 파병에 드는 돈이 한해에만 2백80억 원이고 미국이 지난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쏟아 부은 돈만 7백억 달러다. 이 돈들은 이 지역의 가난과 기아 해결을 위해 쓰여야 한다. 또한, 소말리아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강대국들이 패권 정책이 중단돼야 한다. 소말리아 민중은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내전을 끝내고 자신들의 삶을 건설해 나간 경험이 있다. 따라서 지금 소말리아에 필요한 것은 미국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떠나 민중들 스스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