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한국진보연대 반전평화국장)
반전평화연대(준)은 강대국의 패권 전쟁을 위한 전쟁과 점령 반대, 한국 정부(이명박 정부)의 전쟁·점령 지원 반대, 한반도 평화를 3대 핵심 의제로 삼아 42개 단체가 새롭게 꾸린 반전 연대체입니다. 반전평화에 동의하는 제 단체와 개인들의 광범한 ‘연대’를 통해 대중적 반전 운동을 벌여나가려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6월 15∼18일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한미정상회담 전날인 6월 15일 침략적 한미전쟁동맹을 강화하는 정상회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반전평화연대(준)은 앞으로 4회에 걸쳐 한미정상회담이 침략적 전쟁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것임에 주목해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들과 동맹 강화가 낳을 문제점들을 짚어보는 연재 기고를 기획했습니다. 연재 기고의 제목은 '한미정상회담 = 한미전쟁회담'입니다.
△ 연재 계획 1회:오바마의 ‘아프팍’ 전쟁과 한국군 재파병/2회: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3회:대북제재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4회:한미 군사 동맹과 군비증강
이명박 대통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불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며 미국산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고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부자감세를 강행했으며 국민의 눈, 귀, 입을 틀어막는 MB악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도 모자라 남북관계는 총체적 파탄에 이르렀다.
이렇듯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민족과 소통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과는 소통이 잘 되는 정도를 넘어 미국이 원하면 무엇이든 알아서 내놓는다. 쇠고기 협상, 한미FTA, 파병문제 등 언제나 미국이 원하면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이명박 정부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결국 예고한대로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지 보장’을 담은 한미동맹공동비전을 채택했다. 오바마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외쳐댔지만 미국의 첨단 핵무기로 동맹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이 오히려 핵확산을 촉진시키고 있다. 핵우산과 확장억지 개념을 담은 이번 한미동맹공동비전은 북측으로 하여금 핵무기 보유를 늘릴 수밖에 없게 하는 강력한 대북 위협이다.
또한 미국은 한반도와 그 외 지역에 주둔하는 군사력으로 핵우산을 지원하게 될 것임을 명문화했다. 이로써 해외주둔 미군이 한반도에 자유롭게 진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소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한반도 차원에서 완성되었다.
결정적으로 심각한 것은 ‘동맹을 통해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이르도록 함’이라고 한반도 ‘흡수통일’의 내용을 사실상 명시한 것이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은 이명박 정부의 흡수통일 방침을 한미 양국의 공조로 현실화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며, 이를 위해 핵우산과 미군의 군사력을 앞세운 대북압박을 강력하게 펼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군사충돌 직전까지 와있는 남북관계 해결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미는 지금까지 겉으로는 6자회담의 복귀를 외쳐왔지만 스스로 대화를 틀어막은 정상회담이 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북미 대화, 남북 대화는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의 전망은 모두 최악의 상황에 내몰리게 되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미 위기에 몰린 이명박 정권이 의도적으로 안보불안을 확대 조장하고 북에 대한 대결국면을 강화하여 국내 정치위기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것을 염려한 바 있다. 그 우려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드러났다.
오만한 독주를 계속해온 이명박 정부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제는 군사적 충돌을 조장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무모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수구보수 세력들이 북측을 비난하며 표현한 ‘벼랑 끝 외교전술’의 진수는 바로 이명박 정부가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북을 무장해제시켜 굴복시켜 보려는 시대착오적이고 냉전적인 정책으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남북의 공동번영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
동북아에서 핵패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미국과 핵동맹을 맺을 것이 아니라 북미간의 대화를 촉구하고, 남북간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지금 국민들은 민생과 민주주의, 남북관계 등의 총체적 파탄으로 치닫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민족을 적대시하고 외세에 굴종한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이 글은 '민중의소리'와 '참세상'에서 연재하고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