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오쉬노’ 부대와 지역재건팀(PRT) 본부 건설 현장 로켓 공격 발생에 대한 논평
더 큰 비극을 낳기 전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야
6월 30일(현지 시간) 저녁 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차리카르시 한국 지역재건팀(PRT)과 ‘오쉬노’ 부대가 머물 본부 공사장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저항세력의 로켓 공격을 받았다. 공사장으로 휴대용 로켓 네 발이 발사됐고 이 중 한 발은 공사 현장에 떨어지는 끔찍한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으나 이곳에는 태화 기업 소속 한국인 직원 58명과 현지 방호 인력 120명이 공사를 맡고 있었다.
공격이 있은 날은 파르완주에서 지역재건팀(PRT) 활동의 대표 권한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되는 날이자 무엇보다도 7월 1일부터 현지에서 한국 지역재건팀(PRT)과 ‘오쉬노’ 부대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날이었다.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에 반대해 온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이하연석회의)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동의․다산 부대를 철군하면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 “다시는 재파병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기고 재파병을 강행한다면 파병군인들과 국민들이 공격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미 지난해 정부가 재파병을 강행하기로 결정한 전후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재건사업을 벌이고 있던 삼환기업이 공격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지난해 12월 재파병을 강행하면 “한국 정부는 나쁜 결말을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무장저항세력의 공격은 재파병에 반대해 온 반전평화 단체들의 경고가 이미 현실이 돼 버렸음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파병 정책을 중단하지 않고 있고 8월까지 파병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평화와 재건”이라는 거짓 명분으로 침략 전쟁에 재파병한 대가를 파병 군인들과 국민들에게 떠넘기지 말라. 즉각 파병된 ‘오쉬노’ 부대와 지역재건팀을 철수해야 한다.
지금 아프가니스탄 전황은 미군과 나토군의 희생자 수만 늘리면서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전쟁 이후 한 달 동안 나토군 100여 명이 사망했고, 5월에는 미군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반면, 미군과 나토군이 제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는 탈레반을 주축으로 한 무장저항세력들은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아프가니스탄의 80퍼센트 지역이 탈레반의 세력권에 들어갔다. 또한,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 스탠리 맥크리스털의 해임이 보여주듯이 오바마 정부 내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둘러싸고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전쟁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파병 한국군은 철수해야 하며 재건이라는 명분으로 점령 안정을 돕고 있는 지역재건팀도 철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번 재파병으로 이미 시작된 재앙을 멈출 수 없으며 아프가니스탄의 비극도 끝낼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목숨을 잃은 윤장호 하사를 기억한다. 피랍된 샘물교회 선교사들과 배형규․심성민 씨의 죽음을 기억한다. 또한, 이 전쟁 때문에 죽어간 이름 모를 수만 명의 아프가니스탄의 죽음을 기억한다. 이명박 정부는 더 큰 비극이 발생하기 전에 즉각 ‘오쉬노’ 부대와 지역재건팀(PRT)을 철수해야 한다
2010년 7월 5일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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